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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전시회 리뷰]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삶으로 들어가 보는 것 이상의 
선물이 있을까?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는
예술의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트래블펄스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인데요.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전은 '문화가 있는 날'은 현장 구매를 이용해 반값으로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한 후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오디오 가이드를 받고 오디오의 가이드에 따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들어가면 가족관계도와 함께 시계가 뜨는데요. 이 시간을 기다리면 가이드에 따라 관람이 시작됩니다. 반고흐와 그의 가족, 친구의 목소리를 담은 오디오 가이드는 반 고흐의 편지를 바탕으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특별 제작된 것인데요.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거운 제험이 될 수 있도록 성인용/어린이용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으며, 각 전시 공간 내 체험 요소에 따라 자동으로 재생되어 반 고흐의 작품과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오디오를 그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전시는 구성되어 있습니다. 테이블 마다 문구나 반 고흐에게 영향을 주었던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찬찬히 살펴보는 걸 추천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안톤 마우베로부터 영감을 받고 그에게 그림 지도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소묘를 주로 그렸던 반 고흐가 안톤 마우베의 가르침으로 채색에 자신감을 얻고 지금의 반 고흐의 작품이 있을 수 있었다는게 조금은 신기했습니다. 그저 반 고흐는 천재로서 처음부터 색채에 능통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수많은 고뇌와 수천개의 작품이 지금의 반 고흐를 만든것이죠.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전의 특이한 점이라면 Do not touch!가 아니라 Please, Do touch!라는 점이죠. 반 고흐 미술관과 후지필름 유럽이 협업하여 개발한 3D 프린터 특허 기술로 제작한 '반 고흐 한정 복제품'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엄선한 9개 명화를 작품당 260개 한정으로 제작하여 큐레이터가 일련번호를 기록하고 보증한 하나의 작품이 된 '반 고흐 미술관 에디션' 중 8점을 전시회에서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습니다. 물감을 두텁게 칠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임파스토 붓 놀림을 만져 볼 수 있었는데요. 그의 그림은 평면적이 아니라 굉장히 입체적인 그림이었습니다. 

'반 고흐의 방' 에서도 그의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반 고흐가 이 그림에서 의도하는 바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이 방은 휴식 또는 숙면의 장소이기 때문에, 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색채를 단순화했다. 그럼에도 이 그림의 주인공은 색채여야 한다. 다시 말해,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마음 혹은 상상력이 휴식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그림의 역할이다. "라고 했습니다. 현재 고흐의 원본 그림의 벽과 문은 연보라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변했는데요. 마찬가지로 바닥은 빨간색을 잃고 창백한 보라빛 회색으로 변했죠. 그가 완성했던 그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빛깔을 잃고 탈색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로 색채를 되살린 결과, 반 고흐가 선택했던 색의 조합은 그의 의도대로 평화로운 효과를 지녔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아이리스가 있는 아를 풍경'은 일본식 화면 구성을 사용하였는데요. 그 당시 일본 판화의 영향을 받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화가들은 화면을 구성할 때 큰 면적의 색을 넣었고 대각선을 즐겨썼습니다. 또한 전경의 디테일을 큰 크기로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죠. 그처럼 그의 작품 '아이리스가 있는 아를 풍경'에서도 그러한 영향을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꿈같은 일본의 풍경이 아닐까
테오에게 보낸 편지, 아를. 1888년 5월 12일

반 고흐는  밀밭에서 자신에게 총을 쏴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는 그의 동생 테오와 함께 나란히 잠들어 있는데요. 살아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반 고흐. 지금 이렇게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화가라는 걸 알면 어떤 마음일까요. 

10년의 짧은 생애 동안 850점이 넘는 유화와 1,200점 이상의 소묘를 남겼습니다. 반 고흐의 작품을 과학적 원리로 체험해 보고 미디어 아트를 통해서 간접 경험할 수 있었지만 어딘가 깊은 맛이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던 전시였습니다. 단 하나의 작품이라도 원화가 주는 감동을 전해줄 수는 없겠죠. 아름다운 그림들을 남기고 간 반 고흐. 그곳에서는 고통없이 편안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