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리뷰] ② 그림책 NOW_나미콩쿠르 : 안드레 레트리아

나미 콩쿠르 NAMI CONCOURS

나미콩쿠르는 세계책나라축제 개최지 남이섬의 후원으로 2013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입니다. '세계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는 목표로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어린이책의 창작과 발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나미콩쿠르의 주요 심사기준은 작품의 완성도, 작가 정신, 작품 속 일관된 내러티브, 이야기와 일러스트레이션 간의 다각적인 해석 가능성,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표현 정도, 그리고 핵심을 구현하는 표현의 명료함입니다.

그림책 분야의 국제적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나미콩쿠르 심사위원단이 이러한 기준을 갖고 예비심사와 본심사를 진행합니다. 먼저 3일 동안의 예비심사를 거쳐 약 100점의 작품이 선정되고, 또다시 3일간의 엄정한 본심사를 거쳐 대상(Grand Fix) 1명, 골든아일랜드상(Golden Island) 2명, 그린아일랜드상(Green Island) 5명, 퍼플아일랜드상(Purple Island) 10명이 최종 선정됩니다. 시상식은 5월 남이섬 세계책나라축제에서 진행됩니다.

'그림책 NOW' 전시에는 98개국 1,844점으 ㅣ작품 가운데 뽑힌 2019년 제 4회 나미콩쿠르 수상작들을 선보이는데요. 대상 수상 작가 안드레 레트리아(Andre Letria)의 <전쟁 A Guerra>을 비롯해 수상 작가 18의 원화와 스케치 그리고 입선 작가 83명의 최신 작품들이 다채로운 이야기의 세계로 우리를 이끕니다. 

전쟁 : 인간의 지적 의식을 대표하는 책들을 쌓아 놓고 불 태우는 모습

안드레 레트리아 Andre Letria

1973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난 안드레 레트리아는 1992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굴벵키앙상, 포르투갈 일러스트레이션상, 미국 뉴스디자인협회가 수여하는 일러스트레이션 우수상을 비롯해 여러 차례 상을 받았습니다. 안드레 레트리아의 책은 미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 출판되고 있으며,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볼로냐 아동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전시회, 이탈리아 사르메테, 포르투갈 일러스트라르테 등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전시 및 행사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 감독이나 무대 세트 디자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볼로냐 아동도서전 디지털상의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습니다.

전쟁 The Guerra (War)

그것은 팔도 없고, 다리도 없으며, 하물며 날개도 없다. 그것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고, 집도 없으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아주 슬프고, 추악하며, 또 오래된 것이다. 이제껏 셀 수 없이 여러 차례 미쳐 날뛰었다. (···) 그것은 이야기를 들려 줄 수도 없고, 가슴으로 시를 느끼지도 못한다. 하지만 달 표면의 구덩이들보다 커다란 상처는 만들 수 있다. 호세 호르헤 레트리아는 이 시를 통해 전쟁이란 늘 본래의 모습을 감추고 슬며시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상기킵니다. 안드레 레트리아의 시적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이 결합된 이 작품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사이로 스며들어 인간을 타락시키고 삶을 파괴하는 전쟁의 본질과 그로 인한 혼돈을 간결하고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전쟁 : 머리가 잘린 시체들

가장 강렬했던 작품인 '전쟁'입니다. 동화는 함축적이지만 강력한 메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한 작품이기도 해서 기억에 남는데요. 거머리나 거미같은 모습으로 표현된 전쟁은 스물스물 인간을 물들여 갑니다. 아주 추악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전쟁은 인간을 파멸시키고 커다란 상처만 남깁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동화는 항상 밝고 행복하게 끝나지만 이 그림책은 한 편의 시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듯 했습니다. 총성과 비명이 들리지 않아도 전쟁의 참혹함은 확연하게 전해주지요. 이처럼 한 권의 그림책이 우리에게 강한 메세지를 전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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