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에서 격동의 '절필시대'를 살아낸 한국 근대미술가를 재조명합니다. '절필'이란 붓을 놓고 다시는 글을 쓰지 아니한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당시 많은 화가들이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절필할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과 미완의 예술 세계에 주목하고자 하는 의도를 나타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성 화가에 대한 편견(정찬영), 채색화에 대한 오해(백윤문),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립(정종여, 임군홍), 다양한 예술적 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규상, 정규)과 같은 이유로 이들의 작품 활동이 그치게된 시대 상황에 대해 성찰합니다. 전시는 '근대화단의 신세대 : 정찬영, 백윤문','해방 공간의 순례자 : 정종여, 임군홍','현대미술의 개척자 : 이규상, 정규' 총 3부로 구성됩니다.
'근대화단의 신세대 : 정찬영, 백윤문'
화가 정찬영과 백윤문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채색화조화와 채색인물화로 두각을 나타낸 신세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불운하게도 해방 후 채색화에 대한 편견으로 화단에서 잊혀지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정찬영의 식물세밀화는 정찬영의 남편이자 1세대 식물학자인 도봉섭과 협업한 작품인데요. 근대 초기 식물세밀화의 제작사례로써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또한 백윤문은 남성의 생활을 소재로 한 풍속화로 개성적인 화풍을 완성하였습니다.
'해방 공간의 순례자 : 정종여, 임군홍'
이들은 해방 후 1940년대 화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월북 이후 남한의 미술사 연구에서 제외된 인물들입니다. 정종여는 수많은 실경산수화와 풍경 스케치를 남겼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월북 전에 남긴 작품과 함께 북에서의 활동 작품또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종여가 제작한 <진주 의곡사 괘불도>는 6미터가 넘는 괘불로 전통 불화 양식이 아닌 파격적인 채색 기법으로 그려졌는데요. 사찰에서 1년에 단 하루만 공개하는 작품이지만 이번 전시 기간동안은 매일 <진주 의곡사 괘불도>를 감상 하실 수 있습니다. 임군홍은 1939년에는 중국으로 가서 1945년 광복으로 귀국할 때까지 북경과 만주 일원에서 활동하면서 자유로운 화풍의 풍경화를 남겼는데요. 광복 후에는 귀국하여 고려광고사를 운영하며 직접 그린 관광 브로슈어 도안 등의 아카이브를 통해 초기 광고 디자인의 시초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현대미술의 개척자 : 이규상, 정규'
이규상은 1948년 김환기, 유영국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추상미술 단체인 ‘신사실파’를 결성하며 한국 현대 추상회화의 1세대로 활동했으나 남아 있는 작품이 10여 점에 불과하고 알려진 행적이 없는데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규상과 관련된 아카이브와 제자, 동료 등과 인터뷰한 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정규는 서양화가로 출발해 판화가, 장정가(裝幀家), 비평가, 도예가로 다방면에서 활동했으나 그에 대한 평가는 회화와 비평에 국한되어 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의 현대화','미술의 산업화'에 앞장섰던 정규의 작품. 특히 후기에 가장 몰두했던 세라믹 벽화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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