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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추천] 빨간머리 '앤' Anne with an E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간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

추억의 소녀 빨간머리 앤을 기억하시나요? 빨간머리 앤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짝사랑하고 있는 니나노입니다. 주근깨 빼빼마른 모습에 짙은 색 원피스를 입고 홍당무색 머리카락을 길게 땋은 소녀. 일본 작품인 애니메이션이 추억이 되어버린 지금 조금은 현실적인 조금 더 우리와 가까워진 빨간머리 소녀 '앤'이 우리에게 돌아왔는데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넷플릭스는 우리가 알고 있던 '빨간 머리 앤'을 소설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빨간 머리 앤”을 낭만소녀로 표현했지만 드라마속에서 등장하는 절대 철모르는 어린 낭만 소녀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속에서 치열하게 살고 절망하고 고민하면서도 소녀다움을 잃지 않는 당찬 한 '인간'이죠.

작가이며 프로듀서인 모이라 월리-베킷이 라디오타임스 인터뷰에서 앤을 '페미니스트'로 함으로써 원작을 지금의 방식으로 이야기해 나가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앤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페미니스트의 면이 있었지요. 드라마에서는 노예 해방 후에도 여전한 인종 차별 문제와 흑과 백이 소소한 갈등과 남녀평등 문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동성애를 받아드리는 과정, 예술에 대한 접근 자세 그리고 자라면서 겪는 성장통 등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시대 속에서 동성애를 차별 없이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앤과 조세핀 고모할머니가 레즈비언임을 알고 당황하지만 결국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다이애나의 모습, 또한 조세핀 고모할머니가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콜에게 하는 따뜻한 조언을 하는 모습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같았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라. 이제 더 이상 앤은 그저 소녀소녀하고 낭만 가득하던 앤이 아니죠. 그래서 드라마의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강단이 있고 어두운 편입니다. 아예 원작을 뒤집어 놓은 내용도 있는 등 사실상 드라마를 넘어 빨간머리 앤의 리부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할머니의 앤이 아닌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앤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앤'을 꼭 봐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드라마의 배경입니다. 앤은 물론이거니와 매튜와 마릴라 부인까지 소설 속의 인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인물묘사나 의상, 초록색 지붕 집 뿐 아니라 앤의 방 소품 하나하나와 풍경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그대로가 담겨있습니다. 앤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요. 거기에 덤으로 분위기까지 옮겨 놓았습니다.

또 앤에서 빠질 수 없는 것 하나, 바로 명대사입니다. 앤은 수다쟁이지만 그 이야기속에는 결코 쉽게 흘려버리기 어려운 진심 또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앤은 과거의 인물이지만 대사 하나하나는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 같기도 하고요. 

다르다는 건 나쁜 게 아니예요. 같지 않을 뿐이죠. 

네가 결혼을 선택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단다. 네가 경력을 선택한다면, 흰 드레스를 주문해서 네가 입고 싶을 때 입으면 되지.  중요한 것은, 앤 네가 후회없는 삶을 선택하는 거란다.  

남편과 아내가 아닌 동등한 동반자가 될래요. 둘 중 누구도 꿈을 버릴 필요가 없죠. 양쪽을 부르는 새로운 호칭을 만들어야 해요. 같은 단어로 부르도록요.
인생의 반려자.
'결혼'말고 '사랑의 유대'라고 하는 거예요.

온 세상이 너를 싫어하고 너를 사악하게 여긴다고해도 네 양심에 거리길 게 없고 죄가 없다면 네 곁에는 반드시 친구가 있을 거야.

슬픔은 사랑을 하는 대가란다.

페미니즘적인 대사도 많고 상냥하기만 한 앤이 아니라서 과거의 앤이 아니라며 일부 팬들은 #notmyanne 이라는 해쉬태그를 붙여가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나의 사랑스런 앤은 물론 귀엽고 상냥하였지만 그때에도 똑부러지고 맞는 말만 골라하는 아이었습니다. 어릴 적에 그런 앤을 보며 당당하고 멋지게 크고 싶었죠. 그 앤을 보고 자란 또 다른 앤들은 나이가 먹어 조금 더 세상을 넓게 보고 조금 더 올바로 세상을 보고자 한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앤'은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때의 추억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호강 하고 싶으신 분들은 넷플릭스 드라마 '앤'을 추천합니다. 

빨간머리 '앤' 미리보기

https://www.netflix.com/kr/title/80136311

 

빨간 머리 앤 | Netflix 공식 사이트

마음에 불꽃을 품은 여자아이 앤. 나이 든 오누이의 초록지붕집에 발을 들이게 된다. 커스버트 남매와 낯선 고아 소녀가 가족이 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시리즈.

www.netflix.com